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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Work/경단녀 탈출기

나의 경단녀 탈출기(3)


교회 동생의 소개로 만난 남편과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모르겠다만
서로를 제대로 알아가기도 전에..ㅋ
무려 소개팅 이후 103일째 되는 날에 결혼을 하고 만다.

문제는 남편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던 유학생이었던 것,
난 강제로 경력이 단절되고 만다.
(드디어 경력단절 구간 진입!
그 동안 읽어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ㅠ)

사실 빡센 업무를 수행해야 했던 제작감독의 일을
약간 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한 3개월은 마냥 좋았지...

하지만 그렇게 많이 그리워하게 될지,
그렇게 금단 현상이 생기게 될지 몰랐었다.

한국에서 우리 작품의 제작 소식이 들려오면,
나랑 같은 직종에 있었던 동기들의 승진 소식을 들으면
마음 한 켠 아려왔다.

남편은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학위를 따고 들어가자고 날 설득했고,
그래서 미국 대학원 입학시험인 GRE까지 점수 내고
토플을 준비하고 있던 차에 첫째가 생겼다.

사실 미국에서의 대학원 생활이 두려웠던 나는
임신을 핑계로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도 원망할 수 없음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도 한국에서의 인연으로
미국에 거주했던 6년동안 김해문화의 전당의
해외 통신원으로 일할 수 있게 되어
1년에 4번 공연을 리뷰하고 원고를 보내는 일을 했다.

공연 보러 들어가면 돌도 안된 첫째를 케어하는 건 오롯이 남편 몫이었다. 그의 외조에 감사했던 시간.


보스턴에서 3년 반, 라스베가스에서 2년반의 시간을
두 아이를 낳고 엄마로 모드 변경하며 그렇게 살았다.
그래도 난 공연기획자라고,
여기서도 이렇게 일하고 있다고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한국의 최신 공연 소식들,
두드러지는 신인과 스텝들을 빠뜨리지 않고 챙겼고,
해외의 트렌드까지 계속해서 주시하면서 공부했다.
그것은 다시 복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에 다시 오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남편의 잡 때문에
서울이 아닌 대전으로 오게 되었다는 것,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공연 산업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
으앙 ㅠㅠㅠ

(4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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