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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Work/경단녀 탈출기

나의 경단녀 탈출기(2)

2008년,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

입사 전부터 개발 중이었던
뮤지컬 소리도둑과 내 마음의 풍금이 올라간 한 해였다.

소리도둑은 호주의 영화 에이미를 원작으로
락가수 아빠가 감전사하는 모습을 지켜본 딸이
실어증에 걸리고 다시 말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가족과 이웃들의 따스한 돌봄과 사랑에 눈물나는 이야기다.

남경주, 최정원 선배님과 그 땐 어렸던 도연이


우리 대표님은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난타를 3년동안 총 책임맡았던 프로듀서 출신으로
모든 제작과정이 미국 브로드웨이 방식 그대로였다.
그래서 그 당시 생소했던 개념이었던
리딩, 워크숍, 디벨로핑, 인큐베이팅 같은 단어들을
도입하면서 제작과정을 탄탄히 해나가셨다.

소리도둑의 리딩을 보러 오셨던 남경주 선배님이
작품이 너무 좋다면서 그 자리에서 하시기로 결정,
실제 극의 주인공인 여자 아역을 뽑기 위해
몇 차례 오디션을 하고,
그 중 10명과 일주일을 워크숍을 하면서
다각도로 아역들을 지켜보고 최종 3명을 선발했다.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찐한 기억이 많이 남는 공연,
(중극장에서 좀 더 다운사이징해서 올리면 괜찮을 수도~!)

내 마음의 풍금
하근찬의 소설인 <여제자>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하다.
16살 늦깍이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개막 당시 많은 평론가들, 관객에게 호평 받으면서
그 해 최우수 뮤지컬상을 비롯,
6개 부문에서 수상하게 되는 영광을 누린다.



지금은 핫한 배우 정석씨가 우리 작품을 통해
그 해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이제야 이야기지만 무대 위에서 정석씨를 본
연예 소속사 관계자들이 내게 전화를 많이했었다.
그와 미팅하게 해달라고,
우리 회사에서 키우고 싶다고.

그는 몰려드는 기회를 이때구나 잡기 보다는
겸손하게 때를 기다렸던 것 같다.
나랑 동갑이어서 오히려 친근하게 지냈을 법도 한데,
정석씨, 민정씨 하며 어려웠던 사이..ㅋ

작품이 잘 되어서 지방 투어도 꽤 돌았다.
지방을 가면 또 투어만의 재미가 어마어마,
배우 스텝들은 매일 밤까지 부어라 마시면서
친목(?)을 갖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작품이 잘되어
시즌 2, 시즌 3까지 제작하게 된다.

시즌 2에서는 이지훈, 성두섭, 이창용 배우가!
시즌 3에서는 이지훈, 강필석 배우가!


시즌 3에서는 초연 배우로 활동하셨던 만석 오빠가
연출님으로 변신.
만석 배우님에서 연출님으로 호칭 변경!

그렇게 행복하게 공연 생활 하던 중,
2010년 12월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된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쓰다보니 경단녀 탈출이야기는 아직도 안나왔다는 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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