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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각종 챌린지

[카카오 프로젝트 100] 11. 누구를 닮았나요? 무엇을 닮았나요?

11일 차입니다.
10일 차, 미션이 쉽지 않았는데~. 고생 많으셨어요!ㅎ

(나이가 들며) 점점 부모님을 닮는 다고 하죠.
당신은 어머님, 아버님의 무엇을 닮았나요?
(닮아 가나요? 혹은 닮고 싶나요?)

혹여나 부모님이 아닌 다른 분이 떠오른다면.
그 분을 생각하면서. 무엇을 닮았나요? 닮아가고 있나요? 닮고 싶나요?로 응답해 주세요.





이 질문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진다.


외형적인 것은 아빠를 많이 닮았다. 원래 첫째 딸은 아빠를 닮을 수 밖에 없다고들 하지 않는가! 아빠처럼 키가 크고, 눈매가 부리부리하기도 하고.. 일찍 돌아가셨기도 했고, 엄청 엄하셨던 성격 때문에 아빠와는 친밀한 기억보다는 무서워하고 피해다녔던 기억 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내 어렸을 적 기억 속에서 아빠는 엄청 명필이셨고, 매일매일 이면지에 시간날 때마다 한자를 적곤 하셨는데.. 그게 영향을 미쳤을까, 나도 한자 공부하는 것을 즐겼었고, 지금도 한자가 섞인 글들을 척척 읽어내는 것 보면 아빠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인정하게 된다.


엄마는 아프신 아빠를 대신해 가장 노릇을 하셨었다. 패션 감각이 있으셨던 엄마는 압구정에서 남성복 가게를 시작으로, 용산에 이어 현재는 우장산 쪽에서 여성복 가게를 운영하신다. 엄마의 인생만 보면 참으로 서글프고, 억울하고, 힘든 일이 많으셨을텐데, 가족 앞에서 한 번도 우신 적이 없으셨다. 내 결혼식 때에도 편지를 읽으시면서 울먹이시다가 (다른 사람들 다 울려놓고) 그걸 꾹 참고 끝까지 읽어내려가신 엄마. 예쁘장한 외모에 담대한 성품. 말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나와 내 동생을 건강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키워주신 엄마가 존경스럽다. 그런 엄마의 모습이 나에게도 전해진 것일까.. 평소에는 마음도 여리고 울기도 잘 우는데... 이상하게도 어려움이 오면 강해진다. 고난이 있으면 오히려 정신 차리고 일어선다. 엎어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고 나도 마음을 단단하게 붙들어맨다.

서두에 밝힌 것처럼, 이 질문이 어렵다고 느껴진 건 내가 부모님께 별로 받은 게 없는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좋은 점들을 많이 물려받았구나 싶다.

엄마에게 전화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