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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Habits/Book

사랑이 남긴 하루

울컥대는 마음을 진정하면서 읽느라 힘들었던 책,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도 엄마가 많이 생각났다.

엄마는 42살 되시던 해에 홀로 되셨다.
아빠는 술을 좋아하셨고, 그로 인해 병을 얻으셨다.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시기 훨씬 전부터
우리 집의 생계를 책임지셨으나,
아빠가 존재하지 않은 삶은 또 다른 차원이었을 것이다.

얼마나 암담했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변변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 없이
아이 둘을,
그것도 곧 대학에 가야하는 두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어떻게 해야할지 많이 두려우셨을 것이다.

사랑이 남긴 하루를 읽으면서
상실을 경험한 명선이가 느꼈을 모든 감정들이
나에게도 투영되는 것 같아 힘들었다.
몸이 건강하지 않은 남편을 보면서
종종 남편 없는 삶을 상상해보기에,
내가 그인 것처럼 많이 울고, 흐느꼈다.

돌아보지 못함이 미안하고,
담담한 모습 뒤에 가리워진 슬픔에
섬세하게 반응하지 못함에 속상했다.

그럼에도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교제를 통해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그렇듯
결국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도하고 토해내면서
그렇게 서가는 명선이의 모습에 도전이 되었다.

결국 사랑은 남았고,
흐르고 있다.

사랑은 소멸되지 않고
또 다른 곳을 향한다.

요즘 내 안에 사랑이 많이 없음을 본다.
특히 타인을 향한,
가난하고 연약한 사람들을 향한,
말로만 사랑과 지혜가 풍성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지만
정작 그렇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본다.

다시 한 번 하나님께로 가
칭얼거리고 떼 쓰는 계기가 되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