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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글쓰기 프로젝트

#04. 소화 능력 떨어져 서글픈 40대의 하소연

벽돌도 씹어 먹던 때가 있었다. 대학 시절 동아리 모임이 끝나면 뒷풀이로 근처 식당에서 늘 밥을 먹었는데,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친구들을 경쟁자 삼아 그렇게나 먹어댔다. 돌아보니 꽤나 유명한 전설로 내려오는 배틀도 있었다. 한 자리에서 짜장면 먹고 탕수육 실컷 먹고 나서 2, 3차 까지 갔었다는 그 일화. 학교 옆 그 식당을 지날 때면 우리는 무슨 위대한 무용담을 이야기라도 하는 듯 그 날을 회상하기도 했었다.




20대 때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보면 1초도 쉬지 않고 자신있게 말할 수 음식들이 있었다.

옥수수, 돈까스, 만두


물론 지금도 이 음식들을 좋아하긴 하나 예전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그 때만큼의 소화 능력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 먹는 즐거움이 삶의 절반을 넘어가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살기 위해 먹는 정도 수준으로 그 비율이 훅 떨어지기도 했다. 요리에 재능도 없고, 게다가 재미도 없어서 아이들에게도 조촐하게 차려주는데 다행히도 남편이 요리를 잘해 아이들이 아빠 음식을 더 좋아해준다.



요즘은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좋다. 집에서 먹는 밥 보다 시켜 먹거나 외식이 좋다. 물론 건강을 생각해서 너무 자주 이용하지 않으려고는 하나 솔직한 마음은 그렇다.

그런데 요즘 좋아지는 음식이 있다. 바로 텐동이다. 새우튀김, 김 튀김, 각종 야채 튀김 등이 밥 위에 소스와 함께 올려져 있는 일본 음식인데, 최근에 자주 먹었다. 심지어 요리를 하기 싫어하는 내가 그 많은 재료들을 다 튀겨서 집에서 몇 번 해먹을 정도였다~!!!!



위에 언급한 그 배틀 뜨던 동기가 내 베프인데, 결혼하고 미국 가서 6년 정도 헤어져서 못 만나다가 나는 대전에 안착하고, 이미 세종에 살고 있던 그녀와 처음으로 상봉해서 먹었던 음식도 바로 텐동이었다면 어느 정도 의미있는 음식이 아닌가? (라고 억지로 엮어본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