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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글쓰기 프로젝트

#02. 공연 프로듀서의 플레이 리스트엔 어떤 곡이 있을까?


제목은 거창하지만 사실 난 음악을 그리 즐겨 듣는 편은 아니다. 작곡을 전공했지만 음악의 스펙트럼이 그리 넓지 않고 깊지 않다. 전공인 클래식은 일년에 세 네번 들을까 말까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음악 취향이란 것이 있다.
게다가 너무나 확고하기까지 하다.


나열해보자면,

  • 멜로디와 화성이 예쁜 곡
  • 비교적 단순한 악기 구성의 곡
  • 화려한 기교보다는 담담하게 부른 곡



대중 가수로 치면 커피소년의 곡이 그렇고, 가스펠로 치면 염평안의 앨범이 그렇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들어온 음악이 교회에서 듣던 CCM이어서지 않을까 그저 추측만 해볼 뿐이다.

https://youtu.be/llXbNnZ_8MI

커피소년 - 블렌딩

너의 쓴 아픔은 내가 감싸줄께 너의 시린 눈물은 내가 닦아줄께 너의 그 웃음은 내가 지켜줄께 혼자이고 싶을 땐 먼발치에서 기다릴께 니가 쉬고플 땐 너의 집이 될께 니가 지쳤을 땐 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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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Amq9LH46Xg

요게벳의 노래 (Feat. 조찬미) - 염평안 2집(IN THE BIBLE)

※ 영상 - 이집트 왕자 (The Prince Of Egypt, 1998, 드림웍스) 염평안 2집(IN THE BIBLE) - 요게벳의 노래 (Feat. 조찬미) 작사_최에스더 염평안 / 작편곡_염평안 / 노래_조찬미 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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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취향이란, 나를 둘러싼 모든 세계와 환경이 나의 고유한 성향과 만났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어떤 세계를 경험했느냐가 취향의 기본 전제가 되는 것 같다.

비교적 모범적인 학창 생활을 해왔던 나는 일탈이라는 것을 해본 기억이 없다. 집과 독서실, 교회만을 왔다갔다 하는 생활의 연속이었고, 내가 유일하게 좋아했던 가수도 솔리드여서 팝 발라드나 R&B 정도의 장르였다. 헤비메탈이나 락은 사탄의 음악이라고 치부할 정도로 보수적인 때여서 들을 생각 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청소년기에 들어왔던 음악 장르들을 편안하게 여기는 경향이 생겼고, 지금도 그 취향은 쭉 이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취향이란 고급적인 것도, 저급적인 것도 아닌 것이며, 그저 지극히 나다운 것이라 정의해보고 싶다.



최애곡을 쓰는 것이 오늘 글쓰기의 미션이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뮤지컬을 아직 잘 모르고, 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영업글이랄까?

뮤지컬은 음악극과는 다르게 음악이 나오는 지점이 매우 정교하게 셋팅이 된다. 인물 소개, 감정의 증폭, 사건의 발달, 긴장의 해소 등등. 그래서 뮤지컬 넘버를 분석하다보면 극의 중요한 플롯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이것도 취향의 일종이겠지만 그 중 잘 만들어진 작품의 넘버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뮤지컬 ‘웃는 남자’의 ‘모두의 세상’이란 곡이다. 정식 공연 버젼도 아니고 연습 현장의 공개 장면일 뿐인데 60만회가 넘게 조회되었다. 그리고 고음 낼 때 너무 편해서 시몬스라는 별명이 붙은 박강현이라는 배우를 발견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노래 듣다보면 이석훈, 규현, 박효신 배우의 다른 곡들도 듣게 되고,, 그러다 계속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https://youtu.be/J6UNipkqtbM

웃는 남자 | 모두의 세상 (박강현)

20200101 뮤지컬 '웃는 남자' 시츠프로브 모두의 세상(COULD CHANGE THE WORLD) - 박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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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
이 노래는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작곡한 프랭크 와일드 혼이 작곡했다. 제작비만 무려 160억이 넘게 투자되었고, 박효신의 출연과 초연 치곤 잘 만들어진 작품성 때문에 흥행에 성공했던 작품이다.

최애곡을 시작으로 뮤지컬 영업까지,
저는 소임을 마치고 이만 물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