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년도 초, 중국에서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흉흉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에 사는 중국 지인이 마스크를 몇 박스씩 구입하고 쟁여놔도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코로나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확대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고,
코로나는 개인적으로도 실로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미쳤다. 우선 대학 강의가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개강이 2주 늦춰지고, 우선 한 달간 비대면으로 하라고 했다가, 1학기 내내, 결국 1년 내내 비대면 강의로 진행되었다. 강의 준비에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고, 학생들도 교수자들도 새로운 문물과 기계, 시스템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리고 대면이 본질인 공연업계에 종사하는 나는 개발 중이었던 모든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경단녀를 멋지게 탈출 시켜주었던 비교적 탄탄한 회사에서도 계속되는 폭격을 견뎌낼 재간이 없었던 것. 졸지에 나는 다시 프리랜서 기획자로 브랜딩하는 데에 시간을 쏟아야 했다.
9살과 6살인 두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에 안 가는 날이 많아 집에서 복작복작 되었고, 그러면서 가족 간의 유대감이 높아진 장점도 있는 반면, 하루 세 끼, 그것도 간식까지 꼬박 챙기는 일은 주부로서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일이기도 했다.
이제 곧 2021년이다. 팬데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그 불확실성이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있다. 어제 피디스 그룹 카톡에 올라온 한 기획자의 말,
“내년이 올 해 같다면 정말 절망스러울 것 같아요.”
희망을 가져보자 말했지만 정작 나도 희망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럼에도 언제까지 관망만 할 수는 없는 일. 삶의 태도를 바꾸어 보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최선이 아닐까 하며 실로 다양한 부분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했던 한 해였기도 했다.
그것에 대한 총결산을 해보고자 한다. 한 해를 리뷰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며 자신을 다잡는 계기로 삼아보고자~!
<올 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1. 피디스 그룹
2018년 말, 프리랜서 기획자들 몇 명이 모여 연말 모임을 갖았는데 그 모임이 계속해서 연결되면서 카카오 프로젝트로 매일 업무 일지와 정보들을 나누는 모임을 하고, 그 후에도 정기적으로 만나 공연 보며 수다 떨고, 맛난 거 먹으면서 팬데믹 상황에서의 기획자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의 일을 지지하고 이해해주는 그룹을 만나는 것이 참 쉽지 않은데, 모두 나보다 어린데다 부사수와 제자들도 껴있는 그룹이지만 자신만의 브랜드를 열심히 가꾸어 나가는 그들을 보며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 모임의 이름을 그대로 따 사업자를 냈고, 내년부터는 좀 더 열심히 뛰어보려고 한다.
2. 온라인 성경 공부 모임
올 한 해 다양한 온라인 수업을 들었지만 그 중에 최고는 여성들로 구성된 온라인 성경 공부 모임이다. 서로 잘 모르지만 성경을 알고 싶다는 바램으로 만나 매주 2시간씩 삶을 나누고, 성경을 공부하며 신앙생활이 실로 많이 회복되었다. 하나님의 속성을 정확히 배우면 배울수록, 아는 것과 믿는 것이 하나가 되게끔 나를 세우고 싶다는 바램이 커져서 성경을 읽고, 배우고, 적용하고, 행하는 데까지 나아가게끔 하는 원동력을 주는 모임이다. 이제 이번 주로 10주차가 마무리 되고 내년 3월부터 다시 시즌 2가 시작된다고 하니 너무 기대된다.
3. 자기 발전을 위한 여러 배움들
올 한 해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에게 집중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나를 발전시키는 데에 시간을 많이 보냈던 것 같다. 대전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10주 과정을 시작으로 ‘도시재생 기초과정’, ‘양육의 지혜- 기질편’, ‘온라인 러닝 퍼실리테이션’, ‘하브루타 대화법’, ‘온북코칭- 아직도 가야할길’, ‘디자인씽킹 기반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강의를 온, 오프라인에서 수강하였다. 배울 때는.. 언제 쓰일 때가 올까 싶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필요한 때에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을 보고 역시 헛으로 배우지는 않았구나 신기해하기도!
<올해 본 공연들>
팬데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방역 수칙을 지켜가며 꽤 많은 공연들을 보았다. 대부분 서울에서, 피디스 그룹과 함께 본 공연들이고 대전에는 아이들과 두 편 정도를 보았다. 공연이 업인 사람이라 짧은 기간 하는 공연들을 놓칠 때가 많고, 그마저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서 너무 아쉬울 때가 많다.
1. 뮤지컬 빅 피쉬: 나의 인생 영화를 뮤지컬로 만나는 기분, 무엇보다 음악이 너무 좋고! 프로덕션도 좋았다!
2. 뮤지컬 마리 퀴리: 라듐을 발견한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1막에서는 과학교육 뮤지컬 같은 느낌을, 2막에서는 그녀의 고뇌와 우정, 그리고 인류를 위해 공헌하고자 하는 숭고한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작품, 이 작품 올해 상 받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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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뮤지컬 새벽 세시: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소설 <새벽 세시, 그 곳에도 바람이 부나요?>를 원작으로 우란에서 작품개발한 작품, 2인극이고 소재도 좋아서 많은 제작자들이 관심을 표현했는데,, 음.. 거기까지..ㅋ
4. 뮤지컬 리지: 여성 4명이 주인공인 작품, 다소 무거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무엇보다 빵빵한 사운드에 소리 높여 노래를 불러대던 여배우들의 아우라에 반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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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뮤지컬 펀 홈: 이 작품 토니상까지 탄 좋은 작품인데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시기 상조인 듯, 게다가 코로나 역풍까지. 관람 당시 막이 끝났는데도 자리를 못 뜨고 한 동안 앉아있었던 동성 커플들이 많이 보여, 뭔가 애잔했다.
6. 뮤지컬 차미: SNS에 꾸며댄 나 말고, 리얼한 자신을 만나는 작품, 이봄소리 배우를 더 매력있게 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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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연극 데스트랩: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흥미로운 이야기. 코로나 시국에도 꽉 찬 공연장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던 작품. 진짜 집중해서 봤네!
8. 뮤지컬 시데레우스: 천동설에 맞서 지동설을 주장한 학자 갈릴레오의 삶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 회전문 관객을 타겟으로 만들어서인지 일반 관객이 소외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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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더 드레서: 지인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라 더 관심있게 봤었고, 작품도 좋았는데.. 결국 조기 폐막. 흑흑. 코로나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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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무용극 루돌프: 너무 난해해서 아이들이 엥? 하고 물음표를 남겨두었지만, 그냥 느끼라는 나의 조언으로 그냥 느끼기만 했던 공연..ㅋㅋ 그래도 영상과 무대는 참 예뻤던 것으로!
11. 무용극 고양이는 나만 따라해: 이건 또 너무 설명적인 무용극,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다보니 무용에 일일이 설명을 더해 약간은 뮤지컬 같던. 아, 둘의 중간은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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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독서>
총 50권을 읽고자 했으나 현재 읽고 있는 책까지 45권 읽었다. 목표 달성은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열심히 읽은 내 자신에게 박수를!!ㅋ 코로나 초기엔 관련 책들을 많이 읽었고, 그 뒤론 관심 있는 분야를 책으로 공부해보고자 실용서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내년엔 다양한 분야를 편식없이 접하되, 소설과 인문학책, 전공 책들도 두루 읽어보려고 한다.
올해의 책은 단연 <아직도 가야할 길>, 티친님들은 아시겠지만 가장 많이 포스팅했던 책이다. 명저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은 또 보고 싶은 그런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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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나마 1년을 돌아보았다. 현재 내년의 계획과 액션플랜, 버킷 리스트를 정리 중인데, 그것도 잘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보고자 한다.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2020년 열심히 살아내느라, 버텨내느라 수고했어!!
내년에도 올해랑 비슷하겠지만,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행보를 마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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