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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따님의 변비 탈출기

올 해 10살이 되는 딸은 어렸을 때부터 변비를 앓았다.
장 운동에 좋다는 모든 유산균 당연히 싫어한다.
단 것 싫어하는 성향 탓에 야쿠르트 안 마신다.
게다가 향이 나는 가루로 된 약이나 보조제 같은 거
거품 물고 거부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 변비로 고생했을 때에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정말 일주일씩 못 쌀 때 관장까지 고민했을 정도..ㅠㅠ

그러다가 무색, 무취, 무향의 변비약을 만났다.
그것은 바로 루테리!


후각과 미각에 민감한 유아에게 완전 추천.
아마존에서 주문했고,
하루에 1티스푼 물에 타먹였는데,
물색이 약간 포카리스웨트처럼 뿌여지긴 해도
맛이 느껴지지 않으니 잘 먹어줬었다.
2주를 꾸준히 먹였었는데
저 약을 먹고 일주일에 3-4일은 꾸준히 변을 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이 아닌 한국,
아마존에서 주문해서 먹기까지의 열정이 사라졌다.
(나란 엄마, 넘나 게으름 ㅋㅋ)

얼마 전 장염으로 크게 고생한 케이트는
자기가 먹었던 밥 양을 그대로 토하는 것을 보고
꽤나 충격이었나 보다.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원래 그렇게 밥을 잘 먹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코로나로 집에 있으면서 밥맛을 깨우치고
식사 시간에 진심으로 임하더니만
한끼에 밥을 2-3그릇 먹기 시작했었다.
살도 정말 팍팍 쪘다.
그리고 삼겹살 킬러라
일주일에 3번 정도는 고기를 취식했다.
고탄수화물, 고단백질!
그에 비해 과일은 달다고 안 먹어,
야채는 김치만 잘 먹어주었다.

걱정되었는데 어쩔 수 없었지,
그런데 장염이 도화선이 되었다.

모든 것을 다 게워내고
병원에 입원해 링겔맞고 기력이 없어지면서
또 다시 변비가 온 것이다. 으잉?
(대변 볼 힘조차 없었다고 생각하기로~ )

일주일동안 변을 못 봐서
어쩔 수 없이 알약으로 된 변비약 투하,
(가루약 힘들어서 알약 먹은지 오래됨)

그런데 변비약 난 안 먹어서 봐서 모르는데
꽤나 배를 살살 아프게 하나보다.
잠 못 이루고 아침에 시원하게 묽은 대변 보더니만
결의에 찬 목소리로,
“엄마, 나 식단을 좀 바꿔야겠어!” 한다.

그러더니 식단을 짜서 냉장고에 붙여놨는데
된장국, 생선, 두부, 샐러드, 당근, 토마토,
김치, 시금치나물, 장조림 등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삼겹살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그런데 현재 3주차인데,
식단 바꾸고 2-3일 만에 매일매일 대변을 본다.
신기방기!

미국에 살 때 의사가
탄수화물 섭취가 너무 많아서 변비에 걸리는 거라고 했는데
정말 예전에 비해 밥을 1/4 정도 수준으로 조절했더니
변비가 딱 사라졌다.
(완전 신기, 한 그릇도 제대로 안 먹는 요즘!)

고기보다는 채소, 생선 위주로 바꾼 것도 컸고,
무엇보다 대단한 의지로 그 식단을 지켜가고 있는 딸이
심지어 존경스러울 정도!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
둘째 아들이 식단이 뭐가 있어보였는지 따라하기 시작.

문제는 둘의 먹고 싶은 음식이 끼니마다 다르다.
오 마이 갓!!!!

누나 따라서 식단 짜더니 냉장고에 고이 붙여놓기까지!


그런데 아들 식단 너무 웃기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김치 볶음밥, 소고기, 삼겹살이 끝!
너무 간단한 거 아니니!!!ㅋㅋ

하여간 별 것 아닌 이야기를 참 길게도 썼다.



PS.
저, 살아있어요!
싱가폴에 사는 성실엄마님이 똑똑 문 두드려줘서
다시 한 번 기어 나왔네요.
요즘, 왜케 글 쓰는 거 재미 없나요. 흑흑..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