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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관계에 있어서 투명성이란?

연일 코로나로 떠들썩하다.
두 아이를 키우는 나도 자유로울 수 없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의 동선을 훑으며
언제까지 아이들을 집에 가두어 두어야 할까,
한숨 푹푹 쉬며 이 시간을 견딘다.

 

서로 보듬기도, 안아주기도 부족한 이 때에
니가 잘못했네, 아니 니가 더 잘못했네 하며
서로를 향해 시퍼런 칼날을 들이댄다.
마치 화풀이 대상이 필요한 것처럼.

 

다른 건 모르겠고,
난 이 정부의 투명성에 감사한다.
몇 해전 4월,
우리는 숨기기만 급급했던 정부에 실망하며
거대한 슬픔을 꾹꾹 눌러담지 않았던가.

 

투명함이 신뢰의 기본 전제가 된다.
문유석 판사는 자신의 책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림자를 강조하기 위해 빛을 애써 지울 필요도 없고,
빛을 강조하기 위해 그림자를 외면할 필요도 없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출발점이다. “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의심환자를 전수 조사해서
숨어있는 확진자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이 정부의 정공법인 것이다.

숨기지 않아줘서 고맙다.
때로는 부끄럽고,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도,
이렇게 해서 좀 더 빨리 진정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이러한 전례를 남기면
뒤에 올 정부도 이 수준의 투명성을
유지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일말 든다.

이렇게 모든 걸 까발리는 이면에는
국민에 대한 신뢰가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라 본다.

인간 관계에서도 똑같다.
내가 마음을 내 보일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비밀을 오픈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 아니던가.

그러므로 지금은
서로를 물어뜯지 말고,
믿어주고 가야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믿어주자,
실수하고 덤벙거릴 수 있다.
비난의 칼보다는
합리적인 조언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

개인 SNS엔 남기지는 못하는 쫄보기도 하고,
내 말이 그렇게 영향력이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한 번은 정리하고 싶어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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