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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멍하니 넋 놓고 있는 요즈음..


전광훈이 쏘아올린 제 2차 코로나 대전에
공연예술계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지금 바쁘게 무언가를 움직여야 할 시즌인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냥 멍하게 무기력해진다.

사실상 다음 주가 개강이라
다시 비대면으로 강의해야 하는 것들을
세이브로 몇 개는 녹화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손 놓고 있다.

어제도, 그제도
계속해서 공연이 조기 종영된다는 소식만 들리고,
민간극장까지 확대된 좌석 띄어앉기는
기존 예매된 좌석을 모두 취소시키고
다시 재예매를 시작한다는 안내문이 벌써 몇 개째인지..

지금 개발하고 있는 뮤지컬 스텝진들 모여서
함께 맛난 거 먹고,
대전에서 공연되는 연극 보려고 예매까지 다 해놨는데,
그것도 취소되었다고 오늘 문자가..ㅠㅠ


.
.
.

누군가에게는 여가 생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업인 이 업계가 무너지고 있다.

social gathering이 본질인 공연을
자꾸 social distancing하라고 하니
당연히 상충될 수 밖에.

현재 모든 산업이 온라인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지만
공연은 그게 쉽지 않다.
공연의 본질이 현장성이기 때문에
아무리 촬영을 잘해놓아도
온라인 콘텐츠는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될 수 없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나
업계 선배들의 한숨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이 일을 계속 해야하나,
이전처럼 회복이 되기는 할까,
아님, 지금이라도 다른 일을 찾아나서야 하나,

피디들이 모인 단톡방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울컥하는 이야기들과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들이 가득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비단 우리 뿐이겠는가!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고민으로 하루하루 버텨가고 있겠지,
하며 위로해봐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울컥울컥한다.


아..
정말 상반기 때 느꼈던 무력감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도 높은 멍때림이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끝난 후에 축제가 시작되었다지,
그리고 페스트가 전 유럽을 휩쓸었을 때에
주옥같은 고전과 예술작품이 쏟아지기도 했고.


다시 한 번 정신차리라고
내가 나한테 쓰는 글.

이런 때가 있었노라고,
그 때 멍때리지 않고 무엇인가를 준비해서
이렇게 짠하고 나타났다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이웃님들도 모두 힘을 내 보아요!
비단 저 뿐일까요..
토닥토닥,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